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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서 봉기하라 -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저항법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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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서 봉기하라 -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저항법

생각정원

다카시마 린 지음, 이지수 옮김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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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b>★★★2023년 기노쿠니야 인문 대상 수상작★★★
★★★일본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온, 95년생 신예 작가 다카시마 린의 첫 에세이집★★★

“살아가는 것이 곧 저항하는 것이다.
웅크린 이불 속에서도 혁명은 가능하며,
나는 당신이 꼭 살아 있기를 바란다”

시궁창 같은 현실에 답답하고 숨 막히지만
‘이불 밖은 위험한’ 모두를 위한 최소한의 저항법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쉬는 2030 청년 63만 명” “6개월 이상 사회적 관계 없이 집에만 머무르는 고립 청년 54만 명”…….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청년층에서 번아웃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는 바닥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청년층을 일컫는 ‘탕핑족(躺平族)’이란 말이 유행하고,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 인구가 146만 명으로 추산된다. 고립 청년, 탕핑족, 히키코모리……. 무엇이 전 세계 청년들을 이불 속에 웅크리도록 몰아세우는가.
저자 다카시마 린은 이불 속에 웅크린 한 명으로서 놀라운 제안을 건넨다. 이불 속에 무기력하게 웅크리고 있어도, ‘생존’하는 것만으로도 부조리한 사회에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청년들을 무력감으로 내모는 신자유주의와 능력주의, 젠더 차별과 사회구조적 폭력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이불 속’을 최후 교두보로 삼고 저항하자고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저자의 주장은 일본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일본의 대표 서점 기노쿠니야는 2023년 최고의 인문서로 《이불 속에서 봉기하라》를 선정하며 ‘기노쿠니야 인문 대상’을 수여했다. 그간 대상을 받았던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가라타니 고진의 《철학의 기원》, 가토 요코의 《왜 전쟁까지》 등 걸출한 사상가, 비평가 등의 뒤를 1995년생의 젊은 작가가 이은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수상 소감을 남겼다.

“저는 ‘생존은 저항이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여러분을 삶으로 선동합니다. 저를 포함해 매일 이불 속에 힘없이 누워 주먹을 쥘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야말로 혁명의 주체라고 믿습니다.”

그가 말하는 혁명은 가장 소외되고 배제된 약자까지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에서 시작한다. 비인간적인 경쟁, 차별, 배제에 짓눌린 채 자기 비하에 빠진 이들에게 그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면서, 사회적 모순에 대해 자기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하는 것이 저항의 시작이라고 설득한다. 사회와 마찰을 느끼며 존재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함께 저항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으며, 격렬하게 앞장서는 이들뿐 아니라 오늘 하루를 겨우 살아가는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혁명이 참된 혁명이라는 것이다. 이불 속에 웅크린 이들의 삶에 대한 허무감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생존하는 것만으로도 존재의 의미는 충분하며, 저항의 마음을 품고 조금씩 나아가자고 격려한다. 《이불 속에서 봉기하라》는 오늘도 이불 밖 현실이 두려운 독자에게 계속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전할 것이다.

기왕 태어났으니 다른 사람을 위해, 조금이라도 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자. 자기 자신에게 살의를 내뿜지 말자. 목을 감싼 손을 풀고, 천천히 사회를 향해 주먹을 고쳐 쥐자. 온갖 것들로 인해 궁지에 몰려 이부자리 위에 드러누운 채 꼼짝하지 못하는 몸은, 당신의 의지 하나로 봉기에 참여시킬 수 있다. 나는 당신과 함께 그런 투쟁을 해보고 싶다. -본문 중에서

올해 가장 기다렸던 저자의 책. 이토록 다정하면서도 긴박한 선동을 달리 알지 못한다. -‘기노쿠니야 인문 대상 선정의 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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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능력주의, 젠더 차별, 가부장제…
아나카 페미니스트로서
정상성을 강요하는 일상의 모든 권력을 거부한다!

저자는 이불 속 혁명을 위해 자신을 ‘아나카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했다고 밝힌다. ‘아나카 페미니즘(Anarcha Feminism)’은 젠더 평등을 위해 아나키즘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즘의 갈래다. 반강권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아나키즘은 가부장제, 자본주의, 가족주의 등 개인을 억압하는 모든 권력에 반대하며, 아나카 페미니즘은 권력을 ‘마초이즘’으로 규정하고 권력관계 밖 개인의 자유로운 연대를 지향한다. 그는 그냥 페미니스트거나 아나키스트이기만 해서는 약자의 입장에 놓인 삶을 광범위하게 끌어들일 수 없으며, 두 사상이 혁명의 “양쪽 바퀴를 하나씩 맡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구체적인 저항 방식으로 글을 쓰기로 한 저자는 신자유주의, 젠더 차별, 국가주의, 외모지상주의와 정상성을 강요하는 일상의 권력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해체함으로써 자신의 저항을 시작한다. 저자가 풀어내는 구체적인 일상 이야기는 일본이라는 시공간을 넘어 한국의 독자에게도 가닿는다.

그는 특정 젠더 간의 결합만 인정하는 결혼 제도를 부정하며, 젠더 정상성 범주에서 벗어난 이들을 소외시키는 통념과 편견에 맞선다. 세상에는 ‘여자와 여자의, 퀴어와 퀴어의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갈 길이 있다’고 말할 언어가 절실하다는 것. 사회의 뿌리 깊은 외모지상주의에도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자신의 외모를 싫어하는 채로도 쉽게 살아갈” 만큼 외모의 사회적 의의가 한없이 가벼워질 미래를 그린다. 한편 능력주의 신화가 퍼져 있는 사회에서 열심히 살지 못해 스스로를 비하하는 마음을 솔직히 토로하며 능력주의를 넘어선 연대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는 “쓸모없는 사람에게 차가운 세상을 옳지 않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더라도 ‘생존을 손에서 놓지 않는 선택은 훌륭하며, 너무도 장하다’고 능력주의에 짓눌린 사람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한다. 정신 질환에 대해 다루는 부분에서는 사회적 낙인과 제도적 뒷받침의 부재를 예리하게 지적한다.

가부장제와 국가주의를 고찰하는 내용도 인상 깊다. 〈기생충〉(2019)에 등장하는 ‘산수경석’을 통해 영화 속 계급 논리를 넘어서는 가부장제를 논하고, 일본 사회가 모호하고 애매한 개념인 ‘기모노’를 ‘전통 민족의상’으로 내세워 일본 내 다양한 문화를 지우고, 단일한 ‘일본인’ 개념을 막연히 긍정하게 한다고 비판한다. 일본의 일왕제에 대한 비판도 날카롭다. 일왕의 궁중 제사를 지내는 궁전인 ‘다이조큐’를 “가부장제와 국가 권력, 전쟁에 대한 책임, 인간을 지배하는 폭력의 상징인 동시에 그 폭력들을 무비판적으로 보존·계승하는 행위의 상징”이라 규정하고 일왕제를 전면 거부한다. 이 외에도 리베카 솔닛, 록산 게이, 가네코 후미코, 데이비드 그레이버 등의 사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독자를 방대한 사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야기가 필요하다. 여자와 여자의, 퀴어와 퀴어의. ‘여기에 길이 있어’라고 이야기할 언어가 이 세상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격렬한 불길의 소용돌이부터 버스 정류장 벤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풍경을 다시 이야기해야만 한다. 한두 개로는 부족하다. 몇천 개, 몇만 개가 필요하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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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anarchy)란 보이지 않는 타자의 의지를 존중하는 일이다”
죽은 이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다시 서술할 책임에 대하여

책의 마지막 부인 〈8. 소리 지르지 못하는 존재들을 위해: 애도와 기도〉에서 저자는 게임 〈나이트 인 더 우즈(Night in the woods)〉를 소개하며 죽은 이들, 배제된 타자의 목소리를 지워버리는 폭력을 고찰한다. 게임의 배경은 과거엔 번성했지만 현재는 망해버린 탄광촌 ‘포섬 스프링스’. 일자리가 사라지고 절망감이 도저한 이곳에서 향토사를 연구하는 사학회가 컬트 집단을 조직해 마을이 번영했던 과거 ‘영광의 역사’를 부활시키려 하고, 주인공 무리는 죽은 탄광 노동자 ‘리틀 조’의 유령을 뒤쫓는다. 저자는 ‘포섬 스프링스’에서 과거 일어났던 파업한 탄광 노동자 학살 사건, 허술한 관리로 인한 대규모 폭발 사고 등 사학회가 내세우는 영광의 역사에 가려진 죽은 이들, 즉 ‘유령’의 존재들을 상기하며, 불안한 삶의 조건에 내몰린 주인공 무리도 자본가와 권력에 의해 밀려난 ‘예비 유령’으로 지칭한다. 유령의 발자취를 좇던 게임 속 ‘예비 유령’들은 결국 유령의 편에 서게 된다.

저자는 논의를 확장해 간접민주주의에서와 달리 집단주의적 아나키스트들은 합의를 형성할 때 백 명이면 백 명, 천 명이면 천 명 사이에서 가능한 한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타협점을 추구하며,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끊임없이 맞춰나간다고 소개한다. 인류학자이자 아나키스트 활동가 데이비드 그레이버가 일반화한 구체적 합의 절차도 자세히 전하며 죽은 이들을 포함한 합의 형성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저자는 기록에서 누락될 법한 죽은 이들, ‘유령’(또는 타자)의 목소리를 산 사람이 ‘앰프’가 되어 대신 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죽은 이의 흔적과 마주쳤다면, 그 목소리를 진지하게 다시 서술할 책임이 각자에게 있다는 것.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죽은 이/타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데 성실하고 싶다고 하며, “아나키(anarchy)란 보이지 않는 타자의 의지를 존중하는 일”이라 정의한다. 저자의 논의는 자연스레 현재 우리 사회의 ‘유령’들을 돌아보게 한다.
“우연히 살아남았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에서 나온 이 말은 빈번한 페미사이드 범죄, 사회구조적 원인으로 인한 참사로 오늘날 ‘예비 유령’들의 처지와 감각을 대변하고 있다. 제대로 애도받지 못하는 죽음들과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의 가치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지금 사회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이불 속에서 봉기하라》는 독자에게 시급하고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채집할 수 있는 사람이 적은 목소리일수록, 채집한 사람이 앰프가 되지 않으면 그 목소리는 사회에서 간과되고 만다. 인생에서 언젠가 스쳐 지나는 죽은 이. 그것은 가까운 사람일 때도 있고 한없이 먼 사람일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죽은 이의 흔적과 마주쳤다면(목소리를 들었다면), 그 목소리를 자신의 힘으로 진지하게 다시 서술할 책임이 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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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책은 처음이었다”
2023년 기노쿠니야 인문 대상 선정의 변

-올해 가장 기다렸던 저자의 책. 아무리 미약하더라도 삶의 온갖 장면에 끼어드는 권력에 조금이라도 대항하는 모든 행위를, 항거의 뜻을 품고 그저 생존하는 것 자체를 저항이라고 부르고 혁명적 행동이라고 단언한다. 이는 타인을 위해 조금이라도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여나가기 위함이다. 이토록 다정하면서도 긴박한 선동을 나는 달리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이부자리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극한의 상태를 아는 바로 그 사람에게 살아 있어달라고 손을 내밀고, 함께 봉기하자고 외친다. 아나키스트나 페미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여하튼 읽어보기 바란다. 올해 최고의 ‘부적’이다.

-건강하고 건전해서 도리어 장벽이 높은 평균적인 ‘평범함’에서 사실 대다수는 벗어나 있지 않은가. 그 사실에 괴로워하는 사람도, 내면의 힘을 믿는 사람도 읽어주기 바란다. 이렇게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책은 처음이었다.

-사회와 자신 사이의 충돌에 대해 철저하게 고찰하여 쓴 에세이집. 저자는 ‘삶의 괴로움’이라는 말로 정리해버리지 않고, 누구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추구하는 자세를 견지한다. 사는 것이 괴롭고 힘든 일이 많은 세상에서 좌절 직전까지 가더라도 자신의 언어를 갈고닦아 날카롭게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그야말로 ‘뼈를 깎아’ 나온 듯한 문장에 전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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